01

압축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역사도시 서울의 변화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발전과 압축성장은 인구의 도시집중과 함께 역사도시 서울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번 한국관의 전시는 이 변화의 기록을 보여준다. 주거환경과 공공공간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기존의 도시조직이 지워지고 새로운 도시 조직이 이를 대체하는 모습, 기존의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삶과 새로운 삶의 형상들 사이의 균형과 불협화음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그런 변화는 무엇을 지향하며, 어떤 비전을 갖고 변화할 수 있을지, 어떤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전시주제 'People meet in Architecture'는 전시관의 전시 구성에서 드러난다. 한국관은 전시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한국적 건축공간의 질서가 드러나는 거주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서울의 도시한옥을 재구축한 전시공간 안에서 한국적 주거문화의 원형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어지는 양상과 그 안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온 한국적 주거의 형상, 공동주택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서울, 관람객과 네티즌의 참여를 통한 주거형식과 도시의 가능성,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공공공간에 대한 생각과 미래의 가능성 등에 관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권문성
한국관 커미셔너

한옥, People meet in Korean Pavilion

관람객이 한국관에 들어선 순간 처음 만나는 설치물은 한옥이다. 이 한옥은 서울 혜화동에서 80년 전쯤에 지어져 주택으로 사용되다가 새롭게 들어설 건축물때문에 철거될 운명이었던 건물인데, 베니스의 한국관으로 옮겨와 다시 지었다. 입구 오른쪽으로 작은 정자도 놓았다. 한옥과 정자는 한국 전통 건축인 목가구의 합리적인 구법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며, 건물이 감싸 안은 외부 공간인 마당과 내부 공간인 마루와 방이 서로 열려, 한국관 밖 베니스의 숲과 바다로 이어져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 질서를 보여준다. 100년 전까지 한반도에 지어진 모든 주택은 한옥이었다. 한옥은 한국 주거 공간의 원형으로, 서구 건축이 들어온 이후의 주택에서도 이 한옥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어진 초고층 공동주택에서도 내부 공간의 질서에 한옥에서 비롯된 공간 조직이 보인다. 관람객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한국 전통 주거의 원형을 실제 스케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한옥을 통해 한국관의 전시가 시작된다.

건축가 조정구, 대목수 정태도 협업
한국관 공간 보기

02

건축가 권문성

그는 2003년부터 동료들과 새건축사협회를 만들어 건축가의 사회적, 공공적 역할을 실천하는 운동의 중심에 있어 왔다. 건축의 근본적 실체에 관심을 집중하며 전통건축, 지역성, 자연과의 교감과 사람 중심의 건축을 중요한 건축적 실천의 주제로 삼고 있다. 그의 건축은 주택(일산 주택, 헤이리 주택, 검암동 주택, 판교 주택)과 문화시설(안성맞춤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리모델링 작업(현암사, 덕원갤러리, 임진각), 공공시설(서촌계획, 동성로 공공디자인,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 자벌레, 양화 종이학, 광진교 전망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작업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고, 이들 중 일부는 'Megacity network contemporary Korean Architecture' 유럽 순회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의 건축은 화려한 형태가 강조되기보다는 주변과 어울리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자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축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의 커미셔너로서 그가 초대한 건축가들은 모두 개인적인 건축적 성취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건축가의 공공적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이들과 함께 이 전시회를 통해 오래 지속될 역사도시 서울의 주거 환경과 공공 환경의 긍정적 진화를 찬찬히 살피고 예측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건축을 구축하려는 그의 건축적 관심과 태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03-1


살아 있는 도시, 서울:
살아 있는 도시 속의 삶의 형상
이상구


작가 프로필
프로젝트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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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골목길은 꺾어지고, 휘어지고, 너비도 일정하지 않다. 길의 안쪽 끝은 막혀 있으며 길이 모이는 형태도 현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네거리가 아닌 삼거리로, 예외가 거의 없다. 골목길은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한번에 만들어지는 현대도시의 길과 달리, 골목길은 처음엔 큰길에서 나뉜 작고 단순한 한토막의 길이 시간에 따라 한마디씩 성장해 가며 점진적으로 전체를 형성해간다. 골목길은 서울의 도시 조직이 주민들의 삶의 양상을 반영한 총체적인 누적체임을 말해준다. 주민들이 동네를 형성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골목길을 만들어가고 도시조직을 형성, 변화시켜간다. 골목길은 끊임없이 이어져온 우리들의 ‘삶의 형상’ 그 자체이다. 근대 이전까지 서울은 살고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도시였다. 그 곳에 살아온 수없이 많은 개별적인 삶의 양상들의 누적체로서 도시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초부터 도시의 이곳 저곳에 이전에 없던 집단개발단지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세기 중후반에는 도시외곽의 대단위 단지로 규모가 커져갔다. 집단적 개발의 규모는 20세기 말에 이르자 하나의 개발단위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는 신도시로 그 절정에 이르렀다.

도시의 외곽으로 확산되어가던 집단개발의 상황은 20세기의 끝에 이르러 조금 복잡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출발은 1973년 도심부의 노후화된 지역들을 재개발하기 위한 도심개발지구의 지정에 있었다. 1973년 도시의 노후화된 지역들로 평가되어 도심재개의 대상이 된 지역들은 거의 대부분이 옛 도성 내 역사도시 서울의 핵심적인 지역이었다. 도시한옥 밀집지역이었던 사직동과 내수동 또한 이 때 도심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시행이 미뤄지던 개발은 도시의 외곽을 향했던 개발의 방향이 도시의 중심을 향하기 시작한 20세기의 끝무렵 1990년대 후반에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0년 내수동 일대에 빼곡히 늘어서 있던 한옥이 모두 철거되었고 현대식 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늘어선 단지가 되었다. 2004년 봄 사직동의 철거도 시작되었고, 2007년 겨울 새로 완공된 아파트 단지에 새로운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누적체로서의 도시
사직동과 내수동

사직동 위성사진
위부터 2007년,
2001년,
1998년
03-2


삶의 형상:
살아 있는 도시 속의 삶의 형상
조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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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시간 속에 삶과 건축은 만나 다양한 삶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구불구불 휘어진 골목과 집들, 집 앞에 높이 평상과 잘 가꾼 화분들, 건물을 빼곡이 메운 간판들, 증축을 반복하여 원래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건물들, 일상에서 흔히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지만, 그 속에는 도시에 사는 다양한 주체들의 행위가 건조환경 속에 그와 같은 삶의 형상으로 남아 우리의 일상의 풍경을 이루고, 기억과 의미가 된다. 

지난 10년 동안, 1주일에 한번 500여회에 걸쳐 수요답사를 진행해왔는데, 이것이 서울의 다양한 건축물과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서울과 같은 아시아 도시들이 통일된 경관을 갖기 보다는 복잡하고 어지럽지만 매우 역동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과 같은 도시는 상이한 환경 속에 활동하는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주체들을 ‘기간 - gigan - 機間’이라 명명하고, ‘도시의 건조환경 속에 공간을 점유하고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운영단위’ 로 정의했다. 결국 ‘기간의 도시’란 이들 다양한 주체들의 자생적 관계 속에서 도시경관과 환경을 적극적으로 형성하여 가는 도시이며, 삶의 형상이란 이들 기간이 건축물을 포함한 건조환경과 관계를 형성하며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왕십리의 공장 속의 집들과 기차를 닮은 도시건축 서교 365번지, 개발로 사라져 볼 수 없는 서촌의 골목들을 답사한 기록과 서대문 한옥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오랜 역사와 변화의 역동성을 지닌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이루는 삶과 건축 그리고 도시의 진솔한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현대건축이 새로운 형태와 기술로 세상에 등장해야 한다는 강박적 자기암시를 반복하고 있을 때, 일상의 건축들은 잘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섬세한 관계를 세상과 맺으며 우리의 삶을 지탱하여 왔다. 살아있는 도시의 삶의 형상은 우리가 시간 속에 쌓아 온 것, 그리고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는 것들에 주목하며, 그것이야 말로 우리 도시 서울의 정체성이자 자산이며 미래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삶의 형상이 드러나는
서울 골목의 모습

체부동 147-1번지 일대,
전시에서는 이 지역을
특별히 모형으로 제작했다.
03-3


아파트로 대체된
서울의 기록들
이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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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크고 작은 산들과 여러 하천들을 배경으로 수백 년간 축적되어 형성된 마을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는 도시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시대인 1930년에 최초의 아파트가 지어진 이래 1970, 80년대의 급속한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서울의 아파트는 폭발적으로 팽창하였다. 주거 중 아파트 비율이 60%를 차지하면서 서울의 아파트는 지구 둘레의 1/2에 해당되는 양적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한옥과 골목으로 대표되던 전통적 삶의 양식이 아파트로 대체된 서울의 현재 상황은 흡사 구멍 뚫린 에멘탈 치즈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단순히 부정적 시각으로만 보기에는 서울에 아파트가 너무 많이 보급된 상태다. 아파트는 이미 전통적 삶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도시적 생활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보편적 삶의 형식이자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창적인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도 활발하게 지어지고 있는 서울의 아파트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상황들과 삶의 다양한 양상과 기록들을 전시에 담고자 한다. 이는 '아파트의 시작과 변화', '아파트의 획일성과 다양성', '아파트와 브랜드', '아파트와 문화', '아파트의 풍경'의 5개 부분으로 구성되며 아파트의 변화와 통계들, 획일성 속의 다양한 모습들, 아파트에도 도입된 브랜드와 광고들, 그리고 영화, 시, 소설 등에 침투하여 일상을 드러내는 아파트의 문화적 역할, 서울의 아파트 풍경 등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이 포함될 것이다.


서울시 아파트 단지
배치 현황:
서울시 면적은 606.37km2,
서울시 아파트 단지 면적은
49.25km2이다.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
위부터 용산구 원효로,
용산구 이촌동,
강서구 등촌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풍경:
위부터 상계동 불암산,
홍제동 인왕산,
옥수동 남산
03-4


공공경관을 대체하다
신승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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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화되고 있는 현대 도시에서 건축을 통해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도록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이상주의적 접근에 불과할지 모른다. 이번 비엔날레가 “건축에서 사람들이 만나다”라는 키워드를 제기한 것도 건축을 통해서(by)라는 도구적 설정이 아니라 건축에서(in)라는 상황적 설정에 초점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번 전시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공공적 경관(public scape)에 관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빠른 도시화 과정으로부터 기인한 극단적인 탈경관의 속도와 함께 아파트로 대변되는 극단적인 동질성의 공간과 IT로 대변되는 극단적인 이질성의 공간으로 양극화되고 단절된 한국적 상황에서는 개별적인 헤테로토피아적 행위와 경험들을 촉발하고 만나게 하는 인터페이스적 공간과 이러한 경험들을 도시적 공공의 경험으로 지속시키고 연결시키는 네트워크적 공간이 더더욱 절실하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 공간과 사적 공간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거나 기능하지 않는 아파트 공간에 마치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와 같은 공간을 제안한다.


방어벽이 쳐진
현대 서울의 도시공간

공공적 경관

사적인 아파트 공간과
공공 공간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서의 공간 :
3개의 프로토타입
03-5

“도시는 미분적 삶들이 적분화된 장소이다.” – 하태석

도시는 오랜시간에 걸쳐 사람들에 의해 생성되며 변화해왔다. 미분생활 적분도시는 이를 시민들이 참여함으로서 실시간으로 실현한다. 소수의 시민들만이 참여하면, 도시는 현재와 같은 획일화된 도시의 모습을 갖게 된다.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도시는 점점 더 개개의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분화된 모습으로 변하게된다. 시민의 참여수의 합이 허용한계밀도에 다다르면 도시는 최대 미분 상태가 되며 모든 유니트가 모든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화된 도시가 된다. 우리는 이러한 도시를 적분도시라고 부른다. 전시는 이 도시의 생성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곧, 시민들의 개별적 참여는 도시의 변화를 촉발하게 된다. 전시기간 내내 도시는 획일적 도시에서 적분도시로 변화한다. 곧, 시민 다수의 참여에 따른 라이프스타일 정보의 지속적 수집에 의하여 도시의 형태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본 전시는 시민들의 참여를 스마트폰을 통하여 이끌어낸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시현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든 전시에 참여가 가능하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주거유닛을 만들 수 있고 도시형성에 참여할 수 있다. 전시는 관람자의 참여에 의해 실시간으로 증식되며 분화되는 도시를 바틈업(bottom-up)으로 구현하게 된다. 관람자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입력함으로 인해 전시에 참여하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의 참여는 전시물의 결과물인 도시의 형태와 분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라이프 스타일 입력 1

라이프 스타일 입력 2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유닛

참여에 따른
도시생성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자신의 주거유닛을
만들 수 있고 도시형성에
참여할 수 있다.
04
카탈로그
RE.PLACE.ING:
Documentary of
Changing Metropolis Seoul

텍스트:
권문성, 이상구, 조정구
이충기, 신승수, 하태석

출판: 문화예술위원회
출판아트디렉터: 권기홍
책디자인: The-D

영문, 국문
제1쇄 2010.8
ISBN 978-89-93082-84-5

05
06
07
RE.PLACE.ING:
Documentary of
Changing Metropolis Seoul


제 12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시회
People Meet in Architecture
한국관

2010.8.27 — 11.21
이탈리아 베니스 지아디니 공원
(Giardini di Castello)

한국관 오프닝:
2010.8.27 4:30PM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베니스비엔날레

커미셔너: 권문성
참여작가: 이상구, 조정구
이충기, 신승수, 하태석

전시자문: 박철수, 박인석
코디네이터: 배문규, 김은정
출판아트디렉터: 권기홍 (the-D)
웹사이트 디자인: 김경은


08
제12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시회 한국관

Il Padiglione Coreano Biennale di Venezia
Giardini di Castello 30122 Venezia, Italy

전화: +39-41-277-0990
팩스: +39-41-7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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