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우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제1기 해방공간 펠로우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실천을 통해 ‘살아 있는 기념비’로서의 관계망을 한층 넓혀간다.

단순한 참여나 자문을 넘어, 이 펠로우십은 병렬적인 사유와 공동의 형성을 위한 구조로 구상 되었다. 이는 ‘해방공간’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행의 실천 방식이기도 하다. 그들이 나누는 작품과 이야기는 관람객이 한국관을 안팎으로 순환함에 따라 마주하게 된다. 각 이야기는 국민국가라는 존재가 요새인지 아니면 둥지인지 질문을 던지며, 취약한 이들에 의한, 취약한 이들을 위한 국가의 가능성이 출현하는 공간을 그려낸다.

  • Photograph courtesy of Han Kang.
    Photograph courtesy of Han Kang.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폭력과 인간 존엄의 취약성을 급진적인 명료함과 절제된 언어로 다루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국가 폭력, 권위주의, 집단적 애도의 여파가 개인의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섬세하게 추적해 온 그의 작업은 한국의 민주주의 및 주권에 관한 질문과 긴밀히 맞닿아 있으며, 신체와 기억, 양심을 정치적 역사가 살아지고 경합되는 장소로 드러낸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에서는 한강의 작품 〈장례식〉(2018)이 노혜리의 〈베어링〉 속 ‘애도하는 스테이션’에 포함되어 함께 선보인다. 〈장례식〉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의 도입부를 이루는 꿈의 장면을 조형적으로 구현한 작업으로, 제주 4·3 사건을 통해 개인의 기억과 역사적 폭력, 연약한 인간적 유대가 교차하는 사유의 장을 펼쳐 보인다. 해당 도입부는 한강이 새롭게 제작한 일러스트와 함께 『해방공간: 선집(1)』에도 수록된다.

  • Photograph courtesy of Yezoi Hwang.
    Photograph courtesy of Yezoi Hwang.

    사진가이자 작가인 황예지는 요리, 보살핌, 고백, 기록과 같은 여성적 제스처를 저항의 도구로 재위치시킨다. 그의 작업은 이미지와 텍스트, 음식과 아카이브의 교차점에서 전개되며, 사적인 행위와 기록적 형식을 엮어 새로운 목격과 연대의 방식을 제안한다. 2024년 12월, 당시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황예지는 거리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그에 대응하는 국가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현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은 개인적인 감각이 점차 공적인 행동으로 번져가고, 개별의 인식이 집단적 존재와 맞물리며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순간을 포착한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에서 황예지는 자신의 일지『해방공간: 선집(1)』에 수록하는 한편, 노혜리의 〈베어링〉 속 ‘기억하는 스테이션’에서 개별 사진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 Photograph courtesy of Huju Kim.
    Photograph courtesy of Huju Kim.

    청년 농부이자 활동가인 김후주는 2024년 12월 한국의 농민들과 경찰이 대치한, 이른바 ‘남태령 대첩’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SNS를 통해 현장의 상황을 빠르게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며 수많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발화가 어떻게 실시간으로 집단적 행동을 촉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김후주의 활동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게 되었지만, 그의 실천은 오래전부터 농사와 사회적 참여가 맞닿은 자리에서 이어져 왔다. 농업의 일상적 노동에 뿌리를 두고, 그는 식량·토지·농촌의 삶을 주변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환경 지속가능성, 식량 주권, 공동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의제로 제시한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에서 김후주는 한국 토종 씨앗을 본떠 만든 점토 작업을 노혜리의 〈베어링〉 속 ‘나누는 스테이션’에 선보이며, 『해방공간: 선집(1)』에는 남태령에서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방의 성좌’를 짚어보는 에세이를 기고한다.

  • Photograph courtesy of Lang Lee.
    Photograph courtesy of Lang Lee.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랑은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주변부와 균열의 지점을 노래와 언어로 드러내며, 제도와 권력 바깥에서 형성되는 감정과 목소리에 주목해 온 인물이다. 그의 작업은 대중음악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노동, 젠더, 불평등, 연대와 같은 사회적 현실을 개인의 경험과 감각을 통해 끈질기게 호출해 왔다. 최근 이랑은 아시아 전역에 걸쳐 활발히 활동하며 일본, 대만, 홍콩의 독립 음악 신 및 대안적 문화 공간과 공명해 왔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불안정성, 돌봄, 공동의 삶을 둘러싼 보다 넓은 지역적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위해 이랑은 〈우리의 ㅁ〉이라는 민요를 작곡했다. 공동체와 주권, 그리고 행동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 곡은 노혜리의 〈베어링〉 속 ‘나누는 스테이션’에 포함되며, 비엔날레 프리뷰 및 개막 주간에는 아카펠라 퍼포먼스로 선보인다. 또한 이 곡의 가사는 『해방공간: 리더』(1)에도 수록된다.

  • Photograph courtesy of Hawai’i Contemporary.
    Photograph courtesy of Hawai’i Contemporary.

    르완다 출생인 크리스티앙 니암페타는 암스테르담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집단적 감각과 협력적 사고, 상호적 실천을 위한 ‘호스팅 구조’로서 프로그램, 전시, 상영, 퍼포먼스, 출판 등을 기획한다. 그의 작업 〈혁명의 장면들〉은 큐레이터 최빛나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광주 레슨》(2020)의 일부로, 광주 시민 미술학교를 다시 소환하여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그로부터 (다시) 배우고 (탈)학습하기 위한 자원으로 그 유산을 재물질화한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에서 이 작업에 포함된 리놀륨 판화 판 72점은 노혜리의 〈베어링〉 속 ‘기억하는 스테이션’의 일부로 선보인다. 전시 기간 동안 두 점의 판화 판이 함께 놓이고, 그중 한 점이 매일 다른 판으로 교체된다. 또한 니암페타는 노혜리와의 협업에 대해 나눈 대화를 통해 『해방공간: 선집(1)』에도 참여한다.

연락처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관람자 정보
전시 기간: 2026년 5월 9일 – 11월 22일
관람 시간: 10:00 – 18:00